[한권으로 충분한 양자론]

한 권으로 충분한 양자론 - 10점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김재호.이문숙 옮김/전나무숲


한권으로 충분하다는 제목은 좀 과한 느낌이 있지만, 양자역학과 관련된 몇가지 흥미로운 주제들을 재미있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아주 하드코어하게 파고드는 책이 아니기 때문에 물리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한 번 읽어볼 만하다. 전체적인 구성은 관련이론을 가볍게 해설하고 그림으로 설명한 후에 3명의 친구들이 주제에 대해서 토론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가상의 인물들이 대화하는 형식을 통해서 독자들이 오해할 만한 내용에 대해서 보충설명하는 것은 일본에서 나온 책들의 특징인것 같다. 

양자역학으로 본 세상의 모습은 이렇다라는 것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보여주는 점도 대단히 흥미롭다. 하드코어로 들어가는 책들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조심스러운데 이 책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다른 양자역학 책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데이비드 봄의 이론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자역학은 수없이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해법을 제시하면서 싸우는 학문이기 때문에 누구의 이론이 맞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아직 완전히 정리된 학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도 자신만의 상상력을 펼쳐 볼만하다. 

고등학교에서 물리를 배운 사람이라면 한번쯤 의심해 봤을 만한 내용이 있다.  질량을 가진 두 물체가 가까이 다가가서 거의 0이 된다면 중력은 무한대가 될 것인가? 이런 내용이 시험에는 나오지 않지만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꼭 해결해 보고 싶은 문제이다. 이런 무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섭동(Pertubation)이다.  섭동은 가까이 접근할수록 결과가 무한대로 나오는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제시한 해법이다. 근사값을 제시해서 어려움을 피해 나가려는 일종의 꼼수다. 

교양서임에도 불구하고 파인만 다이어그램과 편극문제까지 나가는 것을 보면 과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한 것이라기 보다는 양자역학에 관심은 있지만 두꺼울 책을 끼고 볼만큼은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