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류 -> 본안소송 승소 후 가압류의 기간


가압류 -> 본안소송 승소 후에는 집행권원을 얻어서 본집행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본집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시간이 흘렀을 경우 가압류 상태를 계속 유지시킬 것인지가 문제다.

본집행도 하지 않고 가압류를 취소시키지도 않는 상태가 계속된다면 채무자 에게는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다. 이문제를 다룬 판례는 다음 두 가지가 있다.

[1] 가압류의 소멸시효 문제 (2000다11102)  

본집행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가압류의 소멸시효는 진행하는가?

민법 제168조에서 가압류와 재판상의 청구를 별도의 시효중단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비추어 보면, 가압류의 피보전채권에 관하여 본안의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가압류에 의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이에 흡수되어 소멸된다고 할 수도 없다.

이문제에 대해서 대법원은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이 문제는 대단히 모순된 것처럼 보인다. 자기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방치하는 채권자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소멸시효가 존재하는 목적이 '권리위에 잠자는자'를 보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대단히 답답해 보이는 이 판결은 따지고 들어가면 대단히 명쾌한 판결이다. 냉소적이고 건조한 문장들이 가득한 판결문속에서 그 속뜻을 알기가 어려운 것 뿐이다.

[2] 본집행을 하지 못했던 사유 (2007마340) 

본집행을 할 수 있었으나 부득이한 사유로 집행을 하지 못했는가?

가압류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승소하고 집행권원을 획득하여 즉시 본집행을 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었음에도 그 집행을 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피보전권리에 대한 보전의 필요성은 소멸되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가압류결정 후에 보전의 필요성이 소멸된 때에는 그 가압류를 그대로 존속시켜 놓을 수 없는 사유인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은 이 문제에 대해서 대단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한마디로 이 문제야 말로 법원에서 판단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로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주장은 배척하면서 본집행을 하지 못했던 사유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는 것인가. 판결문을 아무리 읽어봐도 그 이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논리적인 가정을 해보면 대법원의 해결 방식이 대단히 합리적임을 알 게 된다.

예를 들어, 본집행을 할 수 있었던 상태에서 본집행을 하려고 하였으나 중간에 여러차례 좌절되어 시간이 계속 흘렀던 상황을 생각해 보자. 채권자는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 계속 시도하였기 때문에 '권리위에 잠자는자'는 아니다. 단지 본집행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채무자측에서 소멸 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주장을 하고 이것을 법원이 받아들인다면 채권자측으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때문에 채무자측에서 소멸 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경우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채무자 쪽에서 주장하고 싶은 것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행사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기 때문에 가압류는 취소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법원 입장에서는 본안 소송 승소 후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는가 여부를 따지면 되는 것이다.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었다면 채무자 쪽의 손을 들어주어서 가압류를 취소하면 될 것이다. 행사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면 가압류를 그대로 유지시켜 채권자의 권리를 지켜주면 될 것이다.

결국, 소송에서 승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에 본집행을 하지 못할 사정이 있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것이 채권자 쪽에도 채무자 쪽에도 공평하다고 보는 것이다.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다룬 판결이 있다. (2006다24568)

이 판결에서 소멸시효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본집행을 하지 못했던 사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따져 들어가고 있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신청인이 이 사건 각 토지지분에 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하였다가 취하한 후 현재까지 본집행에 착수하지 않고 있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토지지분의 대부분이 그 지상에 신축된 아파트 및 상가의 부지에 해당하여 그에 관한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낙찰될 가능성이 희박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가압류결정은 그에 기한 본집행을 계속함에 사실상 장애가 존재하고, 피신청인이 이 사건 물품대금 채권을 회수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가압류결정의 보전의 필요성이 소멸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보전의 필요성 소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