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TED 스타일의 짧은 강연. 강사당 15분씩 6명이 강연. 호기심이 발동.
강연장소인 KT 전산정보센터는 지하철 오목교역에서 내려서 꽤 걸어가야 한다. 처음 찾는 사람들은 헤메기 쉽다. 거기다가 체임버홀 위치가 구석진곳에 있어서 잘못하면 그곳 일대를 빙빙돌기 쉽다. 이럴때는 근처에 포스터나 현수막이라도 한장 걸어놓으면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진행이 미숙했다. CBS 에서 주최를 하는데 KT 건물에서 진행했다. 이런 문제때문에 조율이 잘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체임버홀의 크기는 대략 20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크기.
첫 강사는 유명강사이자 교수이신 곽동수님. TV 에서 몇 번 보기는 했지만 직접 만나보니 강연을 대단히 잘 하시는 분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교육자 경력 20년이라는 소개답게 막힘없이 시원시원한 강연이었다. 프레전테이션이나 강연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내용 자체는 아주 어렵지는 않았다. 다른 강사들이라면 SMART 에 대해서 약자를 나열하면서(S는 Simple 의 약자고 하는식의 고리타분한) 글자 하나마다 1분씩 할당하면 대충 15분 채울 수 있다는 설명에 모두들 웃음을 지었다. 그런식으로 강연하는 사람들 정말 많이 보았다. 느릿느릿한 말투에 어디서 들어본듯한 표현에 시대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사람들. 곽동수님은 이런거 저런거 다 없애버리고 재미있는 부분만 압축해서 보여주는데 대단히 빠르게 진행되었다.
제일 호응이 좋았던 강의는 김남훈님 강의. 프로레슬러답게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줄 안다. 강연장에 오는 동안에도 검문을 받았다는데 그걸 웃음으로 넘기는것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그런 부당한 대우 때문에 프로레슬링에 열광하고 약자들이 입는 피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 어릴때부터 그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보통 안좋은 길로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스스로를 단련하고 어려움을 돌파하는 추진력을 키우게 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강연내용은 자신이 살았던 인생이야기였다. 격투기 해설자가 되고 싶었지만 스펙이 좋지 않아서 우회로를 찾아간 이야기. 사업을 해서 크게 성공했지만 실패한 이야기. 그 실패에서 재기해서 다시 일어선 이야기. 인생에 우여곡절이 많음에도 언제나 웃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강연을 위한 자료를 흔히 쓰는 파워포인트가 아니라 애플의 키노트로 만든것은 특이하다. 이것 때문에 강사들이 매우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강사들이 강의자료를 이미지 파일로 넘겨주고 주최측에서 키노트로 다시 만든것 같은데 순서가 뒤바뀌고 필요한 자료가 빠져서 진행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15분 동안 진행하는 강의임에도 시간을 표시하지 않는 점도 문제점이다. 연단에서 강사가 볼 수 있는 곳에 타이머가 있었으면 좀 더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을까. 정해진 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은 점은 아쉽다. 키노트를 작동시키기 위한 리모콘을 정면으로 향해야 작동한다는 것을 모르는 강사들도 많다. 이건 강사용 모니터가 측면에 있기 때문에 오해를 한 것 같은데 사소한 일이지만 진행이 매끄럽게 되지 않은 원인 중 하나이다.
강연의 주최를 CBS 에서 하기 때문에 기독교계 강사가 꼭 한명씩 들어가 있다. 강사 6명중 1명은 정해졌고 5명을 누구로 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꼭 유명 강사가 아니더라도 일반인 중에서 재미있는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 TED 에서는 신발끈을 묶는 법을 가지고도 짧은 강연을 하기도 한다. 일상 생활에서 터득한 지혜를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재밌는 기획이 될 것 같다. 다만 강연 경험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서 사전에 리허설을 하는 정도의 센스는 필요하다.
무료강연이라는 점과 15분씩 여러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TED 를 보고 한국에도 저런 강연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좋은 강연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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