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중 맞는 표현은?

아래에서 맞는 표현에 O 표를 해보자!

(1) 이 식당은 갈비로 유명해. = This restaurant is famous for galbi. (  )
(2) 음식 맛있어요? = Is it delicious? (  )
(3) 나 약속 있어. = I have a promise. (  )
(4) 오늘 컨디션이 나쁘다. = My condition is bad today.  (  )
(5) 어제 선배들과 어울려 놀았다. = I went out with my seniors last night. (  )
3개 이상 O 라고 대답했다면? 당신은 완벽한 콩글리시를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아침 무료 신문에 위와 같은 자극적인 광고가 실렸다.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들여다 봤지만, 아무리 봐도 (2) 번이 맞는 표현인 것 같았다. 너무나 궁금해서 서점에서 광고에 나온 책을 보게 되었다. 거기에 나온 '올바른' 표현은 "How does it taste?" 였다. How 로 시작하는 문장이어서 느낌이 확 와닫지는 않았다. 이것이 한국식 표현과 영어식 표현의 차이인것 같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의 감상평을 묻는 질문으로 "How did you like it?" 이 있다. How 로 시작하고 있어서 쉽게 와닫지 않는다. 한국식이라면 "영화 어땠어?" 가 될 것이다.

그럼, "Is it delicious?" 는 왜 안되는 것일까? 그것은 delicious 가 극단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Is it delicious?" 라고 하면 "그거 끝내주게 맛있죠?" 정도가 된다. 사실 한국식으로 표현해도 좀 어색하다. delicious 를 영영사전에서 찾으면,

delicious〔dils〕
 adj 
1 with a very pleasing taste or smell.
2 giving great pleasure.


그냥 가볍게 묻는 용도로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 "Is it delicious?" 가 어디서 나왔나 생각해 보니까. 중, 고등학교 교과서, 영문법 책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delicious 를 '맛있는' 으로 번역하니까 별 생각없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정확히 하자면 '끝내주게 맛있는' 정도로 번역해야 할 것 같다. 영문법 책에서는 이런 미묘한 차이를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때문에 요즘 영어 강사들은 오래된 영문법 책을 버리라고 하기도 한다. 그리고 한국어와 영어의 언어적인 차이점도 느낄 수 있는데, 한국식으로는 '얼마나' 를 문장에 넣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식으로 남들의 의견을 물어볼 때는 재밌나 / 재미없냐, 좋으냐 / 나쁘냐 등 분명한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얼마나 좋으냐' 하는 식으로 뜻을 다소 약하게 해서 상대방이 대답하기 곤란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영어식 표현인 "How does it taste?" 은 한국인에게 상당히 당황스럽고 익숙해지기 어려운 표현이 된다. 이렇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메한 질문을 하면 "무슨 말을 하는거야?" 라는 대답이 바로 나온다. 애메한 대답을 하면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라고 한다. 분명하게 대답하지 않으면 답답해 하는것 같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싸움도 많이 나는것 같기도 하다.

(1)번 부터 (5)번까지의 올바른 표현은 다음과 같다.

(1) This restaurant is well-known for galbi.
(2) How does it taste?
(3) I have plans.
(4) I'm not feeling well today.
(5) I hung out with my friends last night.
(1)번에서는 마찬가지로 famous 가 극단적인 표현이고, 주로 사람에게 쓰기 때문에 어색하다.
(3)번은 사람을 만나서 영화를 보러 가거나 놀러 가는 약속이라는 뜻은 plans 이기 때문이다.
(4)번은 몸이 좀 안 좋다는 뜻이므로 not feel well 을 쓴다.
(5)번은 '~와 어울려 놀다.' 는 'hang out with' 이다. 그리고 영어에서 선배라는 표현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friends 를 써야 한다.


창피모면 굴욕예방 영어상식 99 - 8점
이상빈.이브 로스만 샤인 지음/잉크(위즈덤하우스)



이 책은 광고 때문에 보게 된 책이다. 요즘 나오는 책들은 제목들이 모두 자극적이라서 눈길을 끌기 힘들다. 그래서 책들이 모두 비슷비슷해 보인다.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광고덕에 독자를 한명 더 끌어들였으니 분명 성공한 광고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