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은 전자기학 책

전자기학 - 10점
김세윤 지음/사이텍미디어(희중당)


 1. 공대 교수들이 영어원서를 고집하는 이유?  http://appleii.tistory.com/60

1. 영어공부 시킬려고
2. 남들이 하니까
3. 번역서가 허접해서
4. 그냥

분야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공대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 영어로 된 원서를 교재로 사용한다. 왜일까. 1번을 강조하는 교수도 있다. 심지어는 직접 읽어보게 하는 경우도 있다. 공학을 배우기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기는 하다. 하지만, 공학에서 어려운 것은 영어보다 수학이다. 수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지 영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영어 공부를 시키기 위해서 원서를 선택하는 것은 교육의 우선 순위가 뒤바뀌어 있는 것이다. 2번은 학교는 달라도 교재는 같다는 데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어떤 과목에는 어떤 교재' 라는 것이 정해져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새로운 교재들이 출판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옛날것만 고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3번은 번역자들이 교수들 자신이라는 점에서 자기욕을 하는 것밖에 안된다. 내가 보기에는 아마도 대부분 4번의 이유때문에 원서를 고집하는 것으로 보인다. 깊이 고민해 보지도 않고 생각할 필요 없이 그냥 원서를 쓰는 것 같다.

이런 현실속에서도 몇몇 교수들은 자기힘으로 교재를 출판한다. 번역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마다하고 말이다. 6명 정도가 분담을 하면 적은힘을 들이고도 실적을 올릴 수 있다. 대부분의 번역서가 이런식으로 출판된다. 자기힘으로 교재를 만드는 교수들 중에서도 대부분은 가위와 풀을 사용하여 책을 만든다. 탁상출판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절, 어떤 잡지들는 해외잡지들을 스크랩해서 책을 만들곤 했다. 가위와 풀을 사용해서 말이다. 가위와 풀이 컴퓨터로 바뀌었지만 여기저기서 잘라서 책을 만드는 관행은 여전하다. 스크랩해서 만드는 대표적인 책이라면 중고등학교 문제집과 잡지, 대학교재, 각종 수험서가 아닐까. 스크랩해서 만드는 문제집의 경우는 이런 저런 내용을 다 빼고 비슷한 문제들을 나열함으로써 문제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장점이 있다. 대학교재를 그렇게 만든다면 문제가 있다. 설명은 간략하게 하고 문제풀이만 한다면 도대체 무엇을 보고 개념을 이해해야 할까.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문제집은 문제에 집중해야 겠지만 학교의 교재라면 개념설명에 충실해야 한다. 

 2. 가끔 나오는 좋은 책  http://appleii.tistory.com/60

김세윤 교수의 전자기학이 다른 책과 차별화되는 점은 개념 설명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양의 그림을 사용했다. 다른 사람이 그렸다고 하는데, 그림을 그린 사람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지도한 사람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위해서 visio 로 직접 그림을 그려본 경험으로 말해보는데,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대단히 귀찮고 짜증나며 그냥 대충 말로 설명해도 될 것 같다는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다른 전자기학 책은 처음부터 벡터미적분으로 바로 들어간다. 하지만 이 책은 전자기학을 배우는 목적과 앞으로 배우게 될 내용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는데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세심하다 못해 집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다른 책들은 설명은 대충하고 계산하는 방법만 열심히 가르친다. 정전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전계가 왜 발생하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전계와 자계의 관계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단계까지 파고들어감으로써 독자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준다. 특히, 전파의 발생원리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은 다른 책에서는 절대 설명하지 않는 부분이어서 이 책을 교재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꼭 읽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들이 이 책에서는 간략하게 나와있는 경우도 많다. 특히, 문제 풀이 부분에서는 그림이 많지 않아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거기다가 대부분의 전자기학 책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이 책에서도 나타난다. 분량을 늘리기 위해서인지 전송선 부분까지 설명하려고 든다는 점이다. 2학기 동안 공부해도 전송선까지 진도를 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그 부분을 생략하고 정전계, 정자계 부분을 설명하는데 지면을 더 할애하는것이 좋겠다. 이런 아쉬움이 드는것은 이 책을 좀 더 다듬고 내용을 보강한다면 최고의 전자기학 교재가 될 것이라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모두들 연구중심대학만 외쳐서인지 좋은교재를 출판하는데에는 관심이 없다. 이런 현실속에서도 가끔 좋은 교재들이 나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참고로 다른책들은 이렇다.

Fundamentals of Engineering Electromagnetics (David K. Cheng) : 얇은 책이라서 가볍게 접근했다가 한 방 먹는책. 전송선 이론 제외 350페이지 이하. 표지가 녹색이어서 인테리어 소품용으로 좋다. 책이 얇아서 설명이 부족한 점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제목 그대로 기본적인 것만 다루고 있다. 오히려 저자의 다른책인 Field and Wave Eletromagnetics 가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을 요약한 것이 Fundamentals of Engineering Electromagnetics 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 요약본이라서 , 기본적인 것만 다루니까 쉬운가는 생각해볼일.

elements of electromagnetics (Matthew N. O. Sadiku) : 처음배우는 사람에게 적당한 책. 전송선 이론 제외 500페이지 이하. 개념 설명에 대한 수준이나 분량등은 적절한 편이나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 상세하게 다루지는 않음.

Introductory Electromagnetics (Zoya Popovic, Branko D. Popovic) : 아버지와 딸이 만든책. 다른책에서는 다루지 않는 독특한 설명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전송선 이론 제외 450페이지 이하. 지나치게 어려운 계산식보다는 중요한 내용에 대한 설명이나 전자기학을 응용한 도구에 대한 설명이 많다. 솔루션을 구하기 어려워서 주교재로 쓰기는 어렵다. 김세윤 전자기학과 마찬가지로 주교재 보다는 보조교재로 추천하는책. Cheng 책과 마찬가지로 표지에 전자기학에서 쓰는 수식과 전자기학을 응용한 도구들이 나오기 때문에 인테리어 소품용으로 좋다. 아버지와 딸이 만드는 전자기학책이라는 독특한 컨셉이었으나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책.

Engineering Electromagnetics (William H. Hayt, John A. Buck) : 추천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책. 전송선 이론 제외 450페이지 이하. 무난한 분량, 무난한 설명. 주교재로 쓰기 적당함. Sadiku 책과 비슷한 구성, 비슷한 내용이다. 주교재로 추천하는 이유는 다룰만한 내용은 거의 다 나오기 때문에 속은 느낌이 들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솔루션을 구하기 쉬워서 문제 풀기에도 좋기 때문.

Electromagnetics (John D. Kraus) : 그림과 설명방법이 독특한 책. 다른 책에는 나오지 않는 그림이 많으므로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다면 꼭 읽어볼 것. John D. Kraus 의 안테나 책도 꼭 읽어볼 것을 권하는데, 그림이 크고 굵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표지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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